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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부모라는 이름의 짐

by 감끌 202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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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친구 보노(가명)가 있다.
 
어릴때부터 함께 지낸 고향친구로
지금 나는 서울에, 친구는 여전히 고향에 있다.
 
자주 못만나게 되니 가끔 안부 묻고 연락하는 정도이다.
나이를 먹으니 어렸을때 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이야기를 더 하게 된다.
 
보노는 표면적으로는 부모와 사이가 좋다.
그렇지만 보노 마음속에서 부모의 존재가 늘 고통스럽기만 했던 것 같다.
 
세세한 이유들을 다 말하지는 않았지만..
서른이 넘어가면서 그녀가 그동안 겪었던 관계와 삶이 모든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그제 밤. 간만에 보노의 연락을 받았다.
'어머님이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어머님은 덜덜떠시며 주저하시다가
불같은 성격의 아버님께 바로 말도 못꺼내시고
보노가 왔을때 말했던 것 같고,
 
그 이후에는 112로 전화해서 카드 정지라던지 절차를 진행했다고 한다..
부디 큰 일이 없어야 할텐데.. 너무 속상했다. 보이스피싱하는 놈들 진짜 천벌받을 나쁜놈들이다 ..
 
사기꾼들이 보노를 사칭해 "엄마 나 핸드폰이 고장나서.." 이런식의 보이스 피싱을 진행했고
마침 보노가 부재중이고, 부모님은 나이도 좀 있으셔서 전혀 모르셨나보다... 천하의 나쁜놈들...
제발 별일이 없길 바란다...
 
그 이야기를 하며 너무 속상해하는 보노...
보이스피싱범들 천하의 얼어죽을 놈들이라고 말하면서..
잠시 침묵을 이어가더니.. 부모가 왜이리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거냐며...
솔직히 마음의 짐처럼 느껴진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부모가 싫은 자기 자신이 나쁜년같다고 자책하기도 하면서..
이런 가족문제가 있을때마다 남편에게 잘못한게 없지만.. 괜시리 미안해진다며 속상해 한다.
내마음도 찢어질 듯 아팠다..
 
밖에서 항상 빛나던 그녀는 어릴때부터 집에 들어가는걸 극도로 싫어했었다.
부모의 잦은 다툼.. 그 사이에 끼어있는게 너무 괴롭다고 했다.
 
불같은 아버님과 수동공격적이고 냉소적인 어머님.. 
부모의 부족함에도 보노는 부모처럼 살고 싶지 않다며..
 
자기 일에 열심히 노력하고 마음에 따뜻함을 지니며 살아온게 대단하다고 느낀다.
보노가 좋은사람이니 남편 또한 좋은 사람을 만나 나까지 행복했고 좋았다.
 
모든 부모가 다 부모같지는 않다는 그녀의 뼈있는 말이 참 슬프다..
나도 사실은 그 말에 동의한다. 정말 부모라고 다 부모는 아니다.
 
가끔은 이런이야기를 들을때마다 
보노의 아픔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난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녀는 평생을 가정의 따뜻함과 안정을 바래왔을텐데...
원가족에서는 이룰 수 없었지만 지금 남편과 그런 가정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정말 다행이다.
 
제발 별일이 없길 바라며...
그녀의 삶의 무게나 슬픔도 조금은 가벼워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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